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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이 닿은 숲. 012 한옥 리모델링(목공-2)

by 홍 이 꽃 이 다 2021. 8. 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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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채는 새로 다시 짓는 거나 마찬가지였다.
정말 새로 짓는 게 더 싸게 먹혔을까란 생각 미꾸라지가 여러 번 머릿속을 휘저었던 거 같다.

공사 막바지로 갈수록 돈이 들숨에 한번 날숨에 한번 꼴로 나가니 처음의 패기는 조금씩 사라지고 현실과 타협하는 중이었다.
그러다 보니 참 쓸 떼 있는 걸 몇 개 포기했다.
나중에 다시 하게 되면 훨씬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드는 공사를.. 타협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말이다.

별채도 그중 하나였다.
창문을 만들려고 구멍까지 뚫어놨는데
그러면 나는 마음에 드는 창문을 찾을 것이고, 그건 안 봐도 분명 비쌀 것이다.
거기에 들어갈 돈에 지레 겁먹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입술을 쭉 내밀었다 집어넣고 나지막이 ‘다시 막아주세요’라고 했다. 지금 와서야 후회다.
사실 그 이유만은 아니고 그놈의 통창이(여러분~ 집 지을 때 통창은 개나 주세요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또 통창을 보면 혼자 씨~익 웃고 있고. 나는 내가 무섭다.)
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온전한 벽면이 하나는 있어야 나중에 가구도 놓고 할까 싶어서 막았지만..

암튼..

천장과 전체 안쪽을 5T 단열재도 넣고 목공으로 마무리했다.
밖에도 스타코 마감할 때 5T 단열재가 들어갔는데 우리 집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 별채가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.
화장실은 방수가 되는 목재를 사용해서 한 번 더 둘렀다.



긴 통창은 생각한 거보다 높이가 작아졌지만 그래도 앞집이 전통기와를 새로 올려서 지붕선과 대나무들이 보이는 게 딱 맘에 든다.


별채 천장 몰딩은 하얗게
디테일한 거 고민하기 싫을 때는 일단 하얗게 가 답이다.




주차장 쪽도 정리하고 꾸며주어야 통창을 해놓은 보람이 있을 건데 흙바닥이라 차가 자꾸 빠져서 급하게 파쇄석만 깔아주고 못 본체 하는 중이다.

별채는 나중에 작업실로 멋들어지게 꾸며놓고 돈이 되는 작업과 위안이 되는 작업들을 하러 현관문을 열어 별채로 출근하는 꿈을 꾸었지만
현실은 그곳에 있는 수세미를 가지러 가는 것조차 한 달이 넘게 미루고 있다. 허허


별채 현관이고 왼쪽으로 창문을 포기한 벽이 아쉽다.



암튼 그래서 별채의 방은 이렇게 완성되는 중이고
화장실도 흡족하게 잘 빠져 주었다.
애증의 별채
날씨 좀 선선해지면 싸악 정리하고 일터로 만들어야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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